[기고] 박경귀 아산시장의 몰락과 시민주권시대의 도래
[기고] 박경귀 아산시장의 몰락과 시민주권시대의 도래
  • 김점식 기자
  • 승인 2024.10.2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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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아산맑은미래포럼 대표
김영권 아산맑은미래포럼 대표

박경귀 아산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그에게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아산시는 새로운 시장을 선출하기 위한 내년 4월 재선거를 앞두게 됐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아산시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오랜 재판 과정에서 쌓인 피로감, 그 속에서 느껴진 무기력함은 시민들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선거는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지만 거짓말이 난무하는 선거판은 그 꽃을 시들게 한다. 후보자들은 승리를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유권자들은 그 속에서 진실을 찾아 헤매야 한다. 박 시장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이러한 왜곡의 극단적인 사례다. 그의 발언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아산시민들이 실망하고 지쳤을까? 당선되기만 하면 된다는 무책임한 태도는 결국 시민들만을 피해자로 만든다.

더욱 문제는 그 이후의 행정이다. 박 시장이 재임 중 보여준 독선적인 행정 방식도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보다는 일방적인 추진이 많았고, 그 결과 시민들은 정치에 대해 더욱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 우리는 정치인이 잘못된 결정을 해도 이를 즉각 바꾸기 어려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무기력한 정치구조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를 침해하며, 결과적으로 정치 불신을 키우는 악순환을 낳는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다. 이제는 시민주권의 시대다. 시민이 중심이 되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 당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가지는 시대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장에 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은 정책을 제안하고, 행정을 감시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은 길고 고단할 수 있다. 시민들이 모여 토론하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숙의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그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 수많은 시민들의 의견이 모여 만들어내는 결정은 어떤 정치인의 독선적 결정보다 훨씬 더 지혜롭고 공정할 수 있다. 더 이상 정치인들에게만 기대할 수 없는 시대, 이제는 시민들이 나서서 우리 도시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아산시민들이 박경귀 시장의 사례를 통해 깨달아야 할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누구를 선택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정치의 주체가 되어 거짓말과 독선에 흔들리지 않는 강력한 시민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다가오는 재선거는 그 시작점이다. 투표는 끝이 아닌 시작이며 실질적 시민주권을 위한 여정의 출발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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